부모가 자녀 이름으로 통장을 만들고 돈을 입금하는 일은 흔하다. 미리 큰 목돈을 자녀 명의로 모아두는 것도 있고, 용돈 통장을 따로 관리하려는 것도 있다. 하지만 여기서 빠뜨리면 안 되는 게 있다. 바로 증여세다. 명의신탁 통장을 만들면 정말 증여세를 내야 할까? 간단해 보이지만, 세법상으로는 생각보다 복잡하다.
명의신탁 통장이란 정확히 뭘까
명의신탁 통장은 쉽게 말해 '다른 사람 돈으로 내 이름의 통장'이다. 부모가 돈을 내지만, 통장 이름은 자녀라는 뜻이다. 법적으로는 자녀가 주인이지만, 실제로는 부모가 관리하는 상황이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교육비나 결혼자금을 미리 모으려고 할 때, 또는 자녀에게 금융 습관을 가르치려고 할 때가 많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아이를 위해 매달 50만 원씩 10년 동안 모은다면, 자녀 명의 통장에 6000만 원이 쌓인다. 겉으로는 아이 돈이지만, 실제로는 부모가 모은 것이다. 여기서 세법은 이를 **증여(gift)**로 본다는 게 핵심이다. 돈이 누구에게서 누구에게로 넘어가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증여의도가 있는지를 보는 것이다.
증여세가 부과되는 조건
증여세는 단순히 남의 이름으로 돈을 쌓는다고 다 내는 건 아니다. 금액과 관계가 몇 년이 걸렸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기초공제 활용: 성인 자녀에게 1년에 1000만 원, 미성년자 자녀에게도 그에 맞는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자녀가 미성년이라면, 부모 한 명에서 1년에 일정 금액까지는 증여세를 내지 않는다. 만약 그 범위 안에서 통장을 만들면, 세금은 없는 것이다.
초과분에만 세금: 공제 범위를 넘는 부분부터 증여세가 발생한다. 세금률은 누진적이어서, 액수가 클수록 높아진다. 대체로 10%에서 50% 사이다. 자녀 나이와 누적 금액에 따라 정확한 세율은 달라진다.
적립 기간도 영향: 10년에 걸쳐 돈을 모으면, 연도별로 공제 기한이 초기화되어 세금이 더 적을 수 있다. 반면 한 번에 큰 금액을 입금하면, 그 해에 한 번에 계산되어 세금이 무거워진다.
예를 들어 1억을 한 번에 자녀 명의로 넣으면 세금이 크지만, 같은 액수를 10년에 나눠 넣으면 세금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는 뜻이다.
높은 금리로 유혹받지 말 것
요즘 자녀명의 적금 상품들을 보면 꽤 높은 금리를 제시한다.
| 은행 | 상품명 | 기본금리 | 최고금리 |
|---|---|---|---|
| 케이뱅크 | 마이키즈 적금 | 3.0% | 8.0% |
| 카카오뱅크 | 우리아이적금 | 3.0% | 7.0% |
| 토스뱅크 | 아이 적금 | 2.5% | 5.0% |
8%대 금리는 요즘 드문 수익률이다. 이것만 보고 서두르면 안 된다. 은행도 부모의 자금이 아니라 진정한 '자녀의 자산'이 되는 상황에서만 이 금리를 제시한다. 즉, 증여가 명확하고 세금 문제가 생기지 않을 때를 가정한 상품인 셈이다.
명의신탁의 진짜 위험
세금보다 더 큰 문제는 나중에 터진다. 명의신탁 통장은 법적으로 자녀 돈이다. 만약 부모가 그 통장에 접근할 수 없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부모와 자녀 사이에 분쟁이 생긴다면? 자녀가 성인이 된 후 그 돈이 자기 돈이라고 주장하면?
실제 사례들을 보면, 부모가 자녀를 위해 모아둔 돈인데 자녀가 나중에 그걸 개인 자산으로 간주하고 다툼이 생기거나, 부모의 다른 자녀들과 상속 문제로 싸우는 경우가 많다. 특히 미성년 자녀와의 경우, 부모가 일방적으로 관리할 수 있지만, 기록이 남지 않으면 증거가 없어진다.
세금 회피 목적은 더 위험: 만약 이 통장을 세금을 피하려는 의도로 만들었다면, 세무조사에서 적발될 가능성이 높다. 해외송금, 비상금으로 보관, 또는 체계적인 자금 이동 패턴이 드러나면 가산세까지 붙을 수 있다.
정상적으로 하는 방법
명의신탁 자체가 불법은 아니다. 다만 투명하게 해야 한다.
- 통장 개설 기록을 남긴다.
- 입금 전에 증여 계약서를 작성해둔다 (법적 근거가 명확해진다).
- 연 몇 회 얼마씩 입금할 건지 계획을 세우고, 기초공제 범위를 벗어나지 않게 관리한다.
- 세무 신고가 필요하면 미리 신고한다 (일반적으로 자녀에게 증여했을 때 신고 의무가 있다).
가장 중요한 건 목적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교육비를 위한 거라면 교육비로만 쓰게끔 하고, 미래 결혼자금이라면 그것만 명시한다. 그래야 나중에 분쟁이 생기지 않는다.
체크리스트
| 항목 | 내용 |
|---|---|
| 명의신탁이란 | 부모의 자금으로 자녀 명의 통장을 만드는 것 |
| 증여세 기초공제 | 연 일정액(자녀 연령별로 다름) 이하는 무세 |
| 초과분 세율 | 누진 과세 (대체로 10~50%) |
| 최우선 체크 | 입금 기록과 의도를 명확히 남길 것 |
| 가장 큰 위험 | 나중에 자녀와의 분쟁, 세무조사 적발 |
명의신탁 통장이 나쁜 건 아니다. 다만 '세금 회피 수단'이라고 착각하면 안 된다. 투명하게 하고, 기초공제 범위 안에서 관리하면, 자녀를 위한 좋은 자산 형성 수단이 될 수 있다. 만약 고민된다면, 세무 전문가와 먼저 상담하는 게 가장 확실한 길이다.
📊 데이터 출처
- 자녀명의 적금 상품 정보: 금융감독원 금융상품한눈에(finlife.fss.or.kr)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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