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P 디폴트옵션은 손해가 아니다. 다만, 투자 기간과 나이에 따라 손해가 될 수 있다. IRP는 개인형 퇴직연금인데, 가입 후 운용 방식을 선택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안정적자산펀드(채권·현금성 자산 중심)에 편입된다. 이게 디폴트옵션이다. 많은 직장인이 "낮은 수익률"이라고 생각해 불안해하지만, 실은 당신의 퇴직까지 남은 기간에 따라 합리적일 수도, 비효율적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IRP 디폴트옵션, 정확히 뭘까?

디폴트옵션은 보험사나 증권사에서 제공하는 연령별 타겟펀드다. 골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위험자산을 줄인다"는 거다. 예를 들어 30대 직장인이라면 주식 비중이 높지만, 55세 가까워지면 자동으로 채권·MMF(단기자금) 비중을 높이는 식이다.

나이 먹을수록 손실 회복할 시간이 짧아지니까, 보수적으로 가져가는 거다. 이론적으로는 말이 되는데, 실제로는 문제가 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2.75%)를 보면 전통적인 저금리 시대는 끝났다. 국고채 3년물(3.80%)에 자동으로 편입되는 것도 아니고, 보험사 운용 수익은 더 낮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디폴트옵션, 실제 수익률은?

솔직히 말하면 대체로 1~3% 사이다. 보험사가 공개하는 운용 실적을 보면 채권 중심이라 변동성이 적지만, 절대 수익률도 낮다.

최근 금리 환경을 보면:

금융상품 금리
국고채(3년) 3.80%
CD(91일) 2.92%
회사채(AA-, 3년) 4.51%

이 정도 금리인데, 디폴트옵션이 "안정성을 이유로" 이들보다 낮은 수익률에서 돌아간다면, 장기 투자자 입장에선 손해가 맞다. 예를 들어 30대부터 60세까지 30년을 디폴트옵션에만 둔다면, 같은 기간 국고채에 자동 재투자했을 경우와의 수익률 격차는 상당할 것이다.

그럼 디폴트옵션, 누구에겐 맞을까?

역설적이지만, 디폴트옵션이 정답인 사람들이 있다.

1) 은퇴까지 3년 이내 이 경우 손실 회복할 시간이 없다. 작년 주식 약세로 원금이 50% 떨어졌다면, 올해 회복할 기회는 없다. 안정적자산으로 남은 자산을 지키는 게 현명하다.

2) 손실에 심리적으로 약한 사람 자산이 5% 떨어지는 것만 봐도 불안하다면? 시장을 자주 확인하고 불안감에 시달린다면? 수익률 상품·조건에 따라 다릅니다 차이보다 정신 건강이 중요하다. 이런 성향의 사람이 적극형에 가면 도중에 패닉 매도할 가능성이 크다. 차라리 디폴트옵션으로 낮은 수익률을 받되, 안심하고 있는 게 나을 수 있다.

3) 다른 투자로 이미 주식 비중이 높은 사람 펀드, 주식, ETF 등 다른 곳에 이미 자산의 70% 이상을 쏟아붓고 있다면, IRP는 균형추 역할로서 안정형이 맞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만 담지 말라는 투자의 정석이다.

연령별로 다시 생각해보기

실제로 각 금융사의 디폴트옵션은 연령별로 다르게 설계되어 있다. 그 설계가 당신에게 맞는지 재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연령대 디폴트 주식비중 재검토 필요?
20~30대 70~80% 적극형·균형형 검토 가능
40~49세 40~60% 적극형 또는 균형형 권고
50~59세 10~30% 현황 유지 또는 균형형
60대 이상 0~10% (안정형) 안정형 또는 보수형 필수

보면 알 수 있듯이, 40대까지는 "디폴트옵션 자체가 과도하게 보수적"일 수 있다. 적극형이나 균형형으로 바꾸면 장기 수익률이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물론 변동성도 커지지만, "회복할 시간이 충분하다"는 전제에선 합리적이다.

반면 50대 중반부터는 상황이 달라진다. 은퇴까지 10년 정도 남으면, 급락장을 버텨낼 심리적 여유가 줄어든다. 디폴트옵션의 보수성이 현명해 보인다.

중요: 언제든 바꿀 수 있다

많은 사람이 착각하는 게 "한 번 선택하면 은퇴까지 못 바꾼다"는 것이다. 아니다. IRP 운용 방식은 연 4회 이상 변경할 수 있다. 상황이 바뀌면 그때 바꾸면 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지금은 디폴트옵션에 있지만, 5년 뒤 직장이 안정화되고 여유 자금이 생기면 적극형으로 바꿀 수 있다. 반대로 적극형으로 몇 년 다니다가 약세장이 두 해 연속 불었다면, 균형형으로 내려와도 된다. 정답은 고정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다만 주의할 점은 "잦은 변경은 피하라"는 거다. 매달, 매분기 결과를 보고 왔다갔다하면 운용비도 깎이고, 심리적 피로도 크다. 연 1~2회 정도만 검토하면 충분하다.

당신의 선택지

결국 디폴트옵션이 손해냐는 질문엔 "상황에 달렸다"가 정답이다:

  • 40대 이하라면: 내 직업 안정성과 앞으로의 소득을 생각해 적극형이나 균형형 재검토
  • 50대라면: 현황 유지하되, 연간 1회 수익률 체크
  • 60대 이상이면서 은퇴 자금 충분하다면: 원금 보호 중심으로 안정형이 맞다

중요한 건 "선택"이다. 은행원이나 GA(금융설계사)의 권장을 참고하되, 최종 결정은 당신의 상황 ― 남은 근무 기간, 다른 자산, 심리적 성향 ― 을 종합해서 내려야 한다. 지금 가입한 IRP 서비스 홈에서 현황을 한 번이라도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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