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을 받을 때 매달 일정액이 자동으로 떨어져 나간다. 세금 때문이다. 문제는 그 세금이 나중에 돌려받을 수도 있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많다는 것. 알고 받으면 환급도 받고, 미리 계획하면 세금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연금의 종류에 따라 세금 규칙이 완전히 다르다
가장 먼저 구분해야 할 게 있다. 퇴직금, 국민연금, 직역연금(공무원·교직원), 개인연금(민간 연금보험)이 모두 다른 세금 체계를 따른다는 것.
퇴직금은 비과세 요건이 있다. 최대 상품·조건에 따라 다릅니다까지는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초과분은 퇴직소득세를 낸다. 예를 들어 1억 원을 받으면 300만 원은 세금 없이, 9700만 원에 대해 세금을 낸다는 뜻이다. 세율은 소득 규모에 따라 3~40%로 누진제.
국민연금은 별개다. 매달 받는 연금액에서 자동으로 3~4% 정도가 떨어져 나온다. 이걸 연금소득세라고 부른다. 직역연금(공무원 연금, 군인 연금 등)은 더 높은데, 보통 15% 정도가 자동공제된다.
개인연금(순수 민간 연금보험)은 가장 높다. 16.5%가 자동으로 공제된다. 이건 내가 낸 보험료(소득공제)와 그걸로 번 이익금 모두에 세금이 붙는 구조라 세율이 크다.
예를 들어보자. A씨가 월 200만 원씩 국민연금을 받으면 매달 6~8만 원이 떨어져 나온다. 같은 금액을 민간 연금으로 받으면 33만 원 정도가 공제된다. 같은 액수인데 4배 이상 차이가 난다.
자동공제와 종합과세, 이중으로 세금을 낼 수도 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다. 연금에서 자동으로 떨어진 세금이 최종 세금이 아닐 수 있다는 것.
다른 소득이 있으면 종합과세가 된다. 예를 들어 퇴직금 300만 원 비과세를 넘긴 부분이 있고, 동시에 국민연금을 받으면서 주식 배당금까지 있으면 이 모든 걸 합쳐서 다시 세금을 계산한다. 그 과정에서 이미 공제된 세금이 과하면 돌려받고, 부족하면 추가로 낸다.
가장 많이 실수하는 게 이중과세다. 예를 들어 퇴직금으로 일시금을 받으면서 동시에 퇴직연금(DC·DB)에서 월급처럼 받으면 혼동하기 쉽다. 퇴직금은 퇴직소득세, 연금은 연금소득세로 따로 계산된다.
환급받을 수 있는 경우들
반대로 이미 낸 세금에서 돌려받을 수 있는 경우도 많다.
첫째, 종합소득이 적으면 환급받을 확률이 높다. 자동공제된 세금이 실제 세율보다 높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연금 월 100만 원만 받고 다른 소득이 없으면, 공제된 세금이 과할 가능성이 크다.
둘째, 기본공제(본인, 배우자, 부양가족)를 받을 수 있다. 만 60세 이상이면 추가 기본공제도 가능하다. 이걸 적용하면 과세표준이 낮아져서 환급받을 수 있다.
셋째, 의료비·교육비·기부금 등 특정 지출이 많으면 세액공제를 받는다. 연금생활자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매년 5월 종합소득세 신고 시즌이 오면 많은 연금생활자가 환급을 받는다. 국민연금관리공단이나 세무서에 문의하면 본인 상황에 맞춰 계산해준다.
세금을 줄이는 실질적인 방법들
완전히 피할 순 없지만, 줄일 수는 있다.
첫째, 소득을 분산한다. 한 해에 몰아서 받으면 세율이 올라간다. 퇴직금의 경우, 가능하면 일시금과 연금을 섞어 받는 게 낫다. 퇴직연금(DC형·DB형)이라면 분할 수령을 고려해보자.
둘째, 노후자금 운영을 미리 계획한다. 현재 한국은행 기준금리(3.00%, 2026-10-08 기준)를 고려하면, 안정적인 자산배분이 중요하다. 보험료 공제 상품을 활용하면 연금 수령 때 세금을 줄일 수 있다. 연금저축이나 소득공제 상품은 세액공제 범위가 정해져 있으니 미리 알아두는 게 좋다.
셋째, 기록을 챙긴다. 의료비 영수증, 교육비 영수증, 기부금 영수증 같은 걸 모아뒀다가 연말에 신고하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연금생활자도 마찬가지다.
넷째, 전문가 상담을 받는다. 본인 상황이 복잡하면 세무사나 회계사에게 물어보는 게 빠르고 정확하다. 상담비가 든다고 생각하기보다 절세액으로 생각하면 대부분 이득이다.
한눈에 정리: 연금 수령 전 확인 사항
- 내가 받을 연금의 종류는? (퇴직금 / 국민연금 / 직역연금 / 개인연금)
- 자동으로 공제될 세금이 몇 %인가 미리 확인했나?
- 다른 소득이 있어서 종합과세가 될 가능성은?
- 기본공제, 세액공제를 받을 자격이 있나?
- 매년 5월 종합소득세 신고 때 환급받을 준비는 했나?
연금을 받기 전에 이 정도만 알아도 세금 쇼크를 줄일 수 있다. 특히 첫 해가 중요하다. 본인의 구체적인 상황을 파악하고 미리 세무사와 상담하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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