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신탁 통장은 증여세를 피할 수 없다
자녀 이름으로 통장을 만들되, 본인이 실제로 관리하는 '명의신탁'을 생각해본 사람이 많다. 상속 대비 혹은 교육비·생활비를 미리 마련하는 차원에서. 하지만 세무 관점에선 여기에 함정이 있다. 명의신탁은 증여세 부과 대상이 되기 쉽고, 실제로 세금을 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왜 그럴까?
명의신탁이 뭔지부터 정리하자
명의신탁은 본인의 자금을 다른 사람(보통 자녀) 이름으로 통장을 개설해 저축하는 것을 말한다. "내 돈인데 너 이름으로 해놔둘게"라는 식이다. 겉으로는 자녀가 통장 소유자지만, 실제 관리와 운용은 부모가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상속세를 줄이려다 보니 미리 자녀 명의로 자산을 만들고 싶고, 또는 자녀의 교육비나 결혼자금을 차곡차곡 모으는 것처럼 보이게 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하지만 세법상 이건 '증여'로 간주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세무청은 "증여"라고 본다
핵심은 '실질과세 원칙'이다. 세무 당국은 명의와 실질적 소유자가 다르면, 그 차이 자체를 증여로 본다.
예를 들어 50세인 부모가 25세 자녀 이름으로 5천만 원을 입금했다면?
- 명목상 통장은 자녀 것이다.
- 하지만 자녀가 번 소득이 없고, 부모가 입금했으므로 세무청은 "부모가 자녀에게 5천만 원을 선물한 것"으로 본다.
- 결과: 증여세 부과 대상이다.
특히 통장 거래 기록, 자금 출처, 부모·자녀 간 관계 등을 추적하면 어느 쪽이 실제 주인인지 드러난다.
실제 증여세는 얼마나 될까
증여세는 증여받은 금액과 친·인척 관계에 따라 달라진다. 부모→성인 자녀 간 증여는 상대적으로 기본공제가 크지만, 금액이 크면 누진세로 급등한다.
일반적으로 부모→성인자녀 간 증여 공제액은 과세기간(3년) 누적 기준이며, 그 이상은 10~50% 구간의 누진세가 적용된다. 5천만 원 정도면 수백만 원대의 세금을 낼 수 있고, 그 이상이면 훨씬 커진다.
추가로 가산세, 이자 등이 붙으면 당초 저축액보다 세금이 더 클 수도 있다.
흔한 착각들
"자녀가 일찍 벌어들인 돈이라고 하면 되지 않을까?"
아니다. 세무조사에서 자금 출처가 명확하지 않으면, 세무청은 "의심 거래"로 보고 증거 제출을 요구한다. 거짓 서류 제출은 가산세까지 받는다.
"조용히 입금하면 모르지 않을까?"
금융계좌 거래는 대부분 세무당국에 보고되고, 특히 수백만 원 이상의 입금은 '의심거래 신고'에 걸린다. 또한 상속 때나 증여세 신고 시점에 확인되기도 한다.
"명의신탁은 법적으로 인정되지 않으니까 세금이 없다?"
역설적이게도, 법원은 명의신탁 자체를 인정하면서 동시에 증여세를 부과한다. 즉, "너는 신탁자(실제 주인)고, 따라서 증여자"라는 논리다.
그럼 합법적으로는?
자녀 명의로 자산을 모으되, 법적 문제를 피하려면?
1. 증여세 공제 범위 내에서 정식 증여하기
부모→성인자녀 간 증여는 과세기간(3년) 누적 기준 일정액까지 공제된다. 그 범위 내에서 명시적으로 "증여한다"고 선언하면 나중에 세금 분쟁이 줄어든다. 공제 범위 내면 증여세를 내지 않아도 되고, 초과분만 과세한다.
2. 차용(대출) 형태로 처리하기
"증여"가 아니라 "돈을 빌려줬다"는 명시적 계약서를 작성하면, 나중에 상환 요구나 법적 보호가 수월해진다. 물론 이 계약이 실질적으로 지켜져야 한다.
3. 자녀 명의가 아닌 본인 명의로 저축하기
증여세 걱정이 있으면 처음부터 자녀 명의를 피하는 게 가장 무난하다. 그 대신 상속 시점에 통상적인 상속세 절차를 밟으면 된다.
4. 안전한 예·적금 활용
자녀의 실제 소득(아르바이트·용돈)이 있다면, 그것을 본인 명의 통장에 저축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방법이다. 요즘 은행들은 자녀·아이 대상 우대 적금 상품을 많이 출시했다.
| 은행 | 상품명 | 기본금리 | 최고금리 |
|---|---|---|---|
| 케이뱅크 | 마이키즈 적금 | 3.0% | 8.0% |
| 카카오뱅크 | 우리아이적금 | 3.0% | 7.0% |
| 경남은행 | 오면우대! 정기적금 | 1.9% | 7.0% |
자녀가 실제로 돈을 모으는 과정이므로 증여세와 무관하고, 금리도 나쁘지 않다.
결국 확인해야 할 것들
- 자금 출처가 명확한가? 부모 계좌에서 자녀 계좌로 이동한 기록이 남으면, 세무당국도 쉽게 추적한다.
- 명의와 실질 관리자가 다른가? 이 자체가 증여 의심의 출발점이다.
- 앞으로 몇십 년을 숨길 수 있나? 상속이나 증여세 신고 시점에 적발될 가능성이 높다.
- 합법적 대안은 없을까? 공제 범위 내 정식 증여, 차용 계약, 자녀 본인 명의 저축이 훨씬 안전하다.
명의신탁은 "몰래 하는" 방식이라 언뜻 이득처럼 보이지만, 결국 세무 위험을 키우는 것일 뿐이다. 처음부터 합법적으로 하는 것이 나중에 자녀와의 분쟁, 세무조사 스트레스도 덜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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