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금이 나올 무렵이면 현실이 드러난다. 올려받은 전세금을 다 돌려줄 여유가 있는 집주인은 드물고, 부족분을 충당하려면 새 대출을 받아야 한다. 이때 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중 뭘 고르느냐에 따라 매달 내는 금액이 크게 달라진다. 세금도 고민이지만, 실은 대출 금리 선택이 훨씬 더 중요하다.
전세금 돌려받기는 '거래'일뿐, 세금 손가락질할 필요 없다
전세 계약서에 보증금이라고 기록하면, 집주인 입장에서 그 돈은 일단 수익이 아니다. 내 돈을 빌려간 것이니까. 그래서 세금이 과하게 걸리지 않는다.
문제는 돌려줄 때다. 세금청이 단속하는 건 "전세금을 못 돌려주고 넘어가는 경우"인데, 이건 집주인의 부도 사태지 내 문제가 아니다. 난 계약서만 들고 있으면 되는데, 월세처럼 일정 기간 거주하고 나가는 거니까.
다만 집주인이 전세금을 은행에 전세금보증보험으로 자산화했다면 사정이 조금 달라진다. 보험료를 낸 건 집주인이지만, 보험사가 돈을 못 막으면 나는 법원을 거쳐 신청하게 되는데, 이때 세금 소식이 들릴 수 있다. 그래도 난 신청자 입장이니 세금 부담은 집주인과 보험사가 짊어진다.
결론: 전세금 반환 자체로 세금이 내 빚이 될 일은 거의 없다. 혼동하지 말아야 할 건, 돌려받은 돈으로 새 보증금이나 대출금 이자를 낼 때의 이야기다.
돌려받은 돈만으로 모자라면? 담보대출 vs 신용대출
막상 돌려받으니 모자란다. 이게 현실이다. 전셋값이 올랐는데 새 집의 전셋값이 더 올랐거나, 집주인이 일부만 주거나, 은행권에서 돈이 안 나왔을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이 많은데, 특히 시장에 전세가 부족할 때마다 "갭 투자"라고 부르는 것도 결국 이 부족분 때문이다.
이때 선택지는 두 개다.
담보대출: 새로 들어갈 집(또는 지금 사는 집)을 담보로 잡고 대출을 받는 것. 현재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4.32%(2026년 5월 기준)**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2.75%인 것에 비하면 상당히 높지만, 신용대출보다는 싸다.
신용대출: 담보 없이 신용등급만으로 받는 대출. 평균 금리는 **5.49%(2026년 5월 기준)**다. 담보가 없으니 은행 입장에서 위험이 크고, 그래서 금리도 높다.
실제 비용을 계산해 보자. 1000만 원을 1년 빌리면 담보대출은 약 43만 원 이자, 신용대출은 55만 원 이상 이자가 나온다. 연간 12만 원 정도 차이가 난다는 뜻인데, 3년 빌리면 36만 원 이상 차이다. 적지 않은 액수다.
그럼 담보대출이 정답인가?
대체로 그렇진 않다.
담보대출은 한 가지 함정이 있다. 금리는 낮지만, 대출을 받으려면 집값이 일정 수준 이상이어야 한다. 집이 작거나 시세가 내려간 동네라면 대출 한도 자체가 깐깐하다. 신용대출은 이런 제약이 없다. 금리가 비싸도 일단 돈을 받을 확률이 높다.
또 하나, 담보대출을 받으면 그 집에 대한 채권이 여러 개 생긴다. 이미 전세금보증보험이 걸려 있고, 추가로 담보대출 채권이 붙으면, 훗날 그 집을 팔 때 순서가 중요해진다. 보증보험 > 담보대출 채권 > 내 전세금. 만약 시세가 폭락하면 내 돈이 나올 순서까지 못 갈 수도 있다.
그럼 신용대출을 받는 게 낫나? 금리가 비싼 만큼 빨리 상환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담보대출은 이자가 낮아 천천히 갚을 수 있지만, 신용대출은 매달 좀 더 깎아내야 한다.
| 항목 | 담보대출 | 신용대출 |
|---|---|---|
| 평균 금리 | 4.32% | 5.49% |
| 한도 제약 | 있음(집값 기준) | 없음(신용등급 기준) |
| 채권 순서 | 후순위 위험 | 해당 없음 |
| 상환 부담 | 낮음 | 높음 |
최근 금리 흐름 — 대출 받기 더 어려워진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2.75%(2026년 7월 기준)로 내려왔는데, 은행권 대출금리는 그만큼 내려가지 않고 있다. 시중 여신이 줄어들면서 은행들이 금리를 지키려 하기 때문이다.
더 안 좋은 건, 금리는 낮아져도 대출 심사는 까다로워지는 중이라는 거다. 신용등급이 떨어지거나 소득 증명이 약해 보이면 신용대출은 지원 자체가 안 될 수 있다. 그럼 담보대출로 눈을 돌려야 하는데, 이미 다른 대출이 있으면 한도가 깎인다.
전세 끝나기 전에 꼭 할 일 체크리스트
돌려받을 돈이 얼마인지 미리 확인 — 계약 30일 전부터 집주인·중개소와 통장 이체 일정 협의. "나중에 준다"는 약속은 1순위 채권이 없다.
새 집 전셋값 확정 후 부족분 계산 — 담보대출 한도가 나올지 신용대출로 가야 할지 판단하려면 필요한 금액을 먼저 알아야 한다.
은행 사전상담 — 담보대출을 고려한다면, 새 집 계약 전에 "이 정도 집값이면 대출 얼마까지 가능한지" 물어보자. 심사에서 떨어지는 순간 계약 깨질 수 있다.
신용대출 금리 비교 — 여러 은행·비은행 금융사를 보는 데 5분이면 족하다. 0.5% 차이가 1년에 5만 원 이상 난다.
전세금보증보험 가입 여부 확인 — 집주인이 이미 보험 들었으면, 내가 또 보험을 들 필요는 없다. 대신 보증금 반환 날짜와 보험 만기를 맞춰야 한다.
한눈에 정리
전세금을 돌려받을 때 세금 걱정은 크게 하지 않아도 된다. 문제는 부족분을 어떤 대출로 채울 것인가다. 담보대출(평균 4.32%)은 금리가 낮지만 한도 제약과 채권 순서 리스크가 있고, 신용대출(평균 5.49%)은 금리가 비싸지만 제약이 적다.
새 집 전셋값을 확정한 후, 은행에 담보대출 가능 한도를 미리 문의해 선택하자. 금리는 매달 모이는 이자 차이로 1년에 수십만 원 벌고 쓰는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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